옥은숙 전 경남도의원
옥은숙 전 경남도의원

가을이 오자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교가 많다. 원래 봄·가을이 수학여행 철이지만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그동안 미뤄왔던 행사를 가을에 하는 모양이다. 며칠 동안 당일치기로 가까운 역사·문화적 유적지나 박물관·체험장 등을 다녀오는 행사가 대세인지 수학여행 버스가 새벽 시간에 흔하게 보인다. 이젠 코로나가 학교행사의 형식과 수업 방식까지도 바꾸고 있다. 물론 교육계도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며 극복해 나가야겠지만 대면과 교감이 교육의 기본적인 근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비대면 수업'이나 '무 숙박 당일치기형 수학여행' 같은 변화가 신선하다기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가온다.

필자는 2018년 7월 도의회에 입성하자마자 교육상임위원회에서 약 반년을 활동한 후 농해양수산위원회로 옮겼다. 거기다 도의원으로 당선되기 전에는 약 10여년 동안 참교육학부모회와 거제교육모임 등에서 교육 관련 시민사회 운동을 한 적이 있기에 지금도 교류하는 교육계 지인이 많은 편이다. 요즘 가끔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보면 거제교육 현장이 가지고 있는 숙제는 크게 나아지지는 않은 듯했다.

거제시는 인구나 경제규모 면에서 경남의 18개 시·군중에서 다섯번째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물론 학생 수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신규 교사와 미발령 TO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일반계 고교의 학급당 학생수가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행정직 사무관(5급)의 거제지역 지원자가 부족해서 대규모 일반계 고교 3개교에서 교육행정직 6급이 실장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개선해야 할 부분이 그것만은 아니다.

거제시는 도농복합지역이라서 동 지역과 면 지역의 인구 차가 현저히 크다. 그러다 보니 학교도 거제상동초등학교 처럼 경남 최대규모의 학교가 있는 반면, 가조도의 창호초처럼 도서벽지의 작은 학교도 있다. 교육환경과 교육의 질을 평준화하는데 다른 시·군보다 더 많은 정성이 필요한 이유다.

설상가상으로 조선산업의 침체로 인해서 환경이 불안한 가정이 많아졌다. 가정의 불안은 곧 가정교육의 부실로 이어져서 교육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등 뒤를 보며 자란다고 할 정도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결국 경제와 행정·교육은 같은 방향을 보며 나아가야 한다.

이토록 힘든 교육환경 속에서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경남도교육청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법과 규정상 분명히 제한점이 있다. 그러나 규정 내에서라도 교육환경의 지역간 평준화를 위한 노력을 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해 왔으나 지금까지 개선은 미미하다.

마침 지역의 도의원중 교육 상임위에 소속된 분도 있으니 이 지면을 통해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한다. 이의 문제점을 거제시에 국한된 지역적인 개선점이라고 본다면 국가 차원의 거시적인 관점에서 본 교육계의 상황도 미흡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교육부가 지난 8월30일에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생태·환경과 민주시민·노동교육이 축소·미반영·왜곡돼 있다고 교육 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에서 반영하기로 예고한 바 있던 내용이다.

특히 생태·환경의 배제는 심각하다.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아젠더가 된 지는 오래됐다. 그러나 현 정부는 전 세계의 국가가 국운을 걸고 매달리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조차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국가 수준의 교육목표가 달라진다면 어느 국민인들 교육이 정치나 권력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인정하겠는가.

거기다 일부 보수론자들은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임명제를 주장하기까지 하고 있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 한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하지만 정치가 개입되면 교육의 탐구정신, 중립가치적인 비판과 대안 제시는 어려워진다. 교육은 정치인들의 밥상이 아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